제목
3월 학평 이후, 논술전형 선택을 고민한다면?
작성자
ipsenzzang
등록일
19-03-12
조회수
479

 지난 주 치러진 고3 3월 서울시 교육청 연합 모의고사를 두고 작년 수능에 이어 ‘불 학평’이란 이야기가 화제다. 가채점 상황이지만 영어를 제외하고 수학이나 국어 모두 어려웠다는 게 중평이다. 아직 국수영 등 과목 전체 범위가 포함되지 않았고, 과학탐구 Ⅱ나 제2외국어 등의 선택과목도 응시영역에 없기 때문에 지난 수능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고3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다소 높았던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호에는 3월 이후 논술전형 선택을 고민하고 있는 고3들을 위하여 꼭 체크해야 할 포인트를 정리했다.

 논술전형은 수능처럼 시험성적 위주로 줄을 세우는 전형이다. 즉 논술성적이 당락을 좌우한다. 하지만 논술 100% 전형 외에도 논술+ 학생부 교과, 논술+ 학생부 교과+ 수능최저학력기준 등의 조합이 있어, 논술성적 이외의 변수에도 수험생들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경우가 있다. 그래서인지 특히 논술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최저)이 비교적 높은 상위권 대학 논술전형의 경우, 수능성적이 높으면 논술시험성적이 낮더라도 합격할 수 있다는 카더라 통신이 여전히 돌아다닌다. 물론 수능난도가 높아진 해에, 높은 수능최저로 인해 수능최저충족률이 황당하게 낮아진 경우라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매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대학에서 논술전형의 수능최저충족률은 40% 내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논술전형에서는 무엇보다 논술시험 성적이 합불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 수능최저 있는 논술전형 준비, 언제 시작하는 게 좋을까?

 이 질문과 관련해서는, “논술준비는 수능최저를 먼저 맞추고 난 후에 시작하라.”는 게 가장 흔한 충고다. 수능최저충족을 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논술시험성적이 좋다고 해도 불합격이므로 논리적으로 타당한 말이다. 하지만 그 수능최저를 고3 수험시기에 언제쯤 맞추어 낼 수 있는가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맞는 말일 수도 틀린 말일 수도 있다. 

 논술전형준비에도 절대적인 투자시간은 존재한다. 하물며 합격 수준까지 논술실력을 끌어올리려면, 상당기간 동안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수능최저를 맞추는 시점이 고3 수험 후반기로 너무 늦은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논술시험 준비할 시간의 태부족으로 결국 논술시험 합격은 요원한 일이 된다. 하여 논술전형을 준비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수험생이라면, 지금이라도 논술준비에 일정시간을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수능준비를 함께 하는 것이 합격확률을 올릴 수 있는 길이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수험생의 선택이 갈린다. 그 정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바에는 차라리 수능준비에 올 인하여 수능점수를 상승시키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기 때문이다. 더욱이 논술전형은 타 전형에 비해 경쟁률도 높고, 합격률도 낮은 편이다. 주변에서 논술전형으로 합격했다는 선배들을 좀처럼 보지 못했다는 생각까지 미치게 되면 논술전형 준비는 이내 포기 수순으로 들어간다. 주변에서 조언해주시는 분들도 논술전형 포기에 함께 손을 들어주는 이가 많다. 대중적인 선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술전형을 선택하고 준비할 수밖에 없는 수험생의 입장은 무얼까? 먼저 논술로 수험 대 역전극을 노리는 형이다. 논술전형의 수능최저는 대부분 수능을 중심으로 한 정시전형에서의 합격수준보다 두 세 라인 낮게 책정되어있다. 수능으로 합격할 수 있는 대학 라인을 뛰어넘는, 논술전형의 매력 포인트가 여기에 있다. 수능과 논술시험의 상관성이 상대적으로 옅은 인문계열 수험생들은 특히 이 점에 천착하는 경향이 있다. 

 다음은 논술전형이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또는 정시전형의 보완재 또는 대체재로 작용하는 경우다. 수험가에서는 이 경우 논술전형을 ‘보험전형’이라고도 한다. 수능성적이 예상보다 낮게 나온 경우, 논술로 패자부활전을 노리거나,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합불 예상이 힘들기 때문에, 불합격 시 논술전형으로 목표대학 합격을 도모하는 경우다. 그런데 보험의 효과를 염두에 둔다면, 일정한 시간과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쏟아야만 그 의미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논술전형은 수시전형에서 ‘버리는 카드‘로 소모될 가능성이 크다. 

 가끔 기출문제 몇 개 풀고 단시일의 투자만으로 논술전형에 합격했다는 논술 단기 투자 성공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지만, 흔치 않은 사례가 마음의 위로는 될지 몰라도 실제 합격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논술전형은 단기간 막대한 시간을 쏟아 붓는 것보다, 일정기간 이상 꾸준히 적정한 시간을 내서 준비하는 것이 합격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 수능최저 없는 논술전형, 제대로 선택하고 있는 걸까?

 수능최저 없는 논술전형은 올해 연세대 덕분에 세간의 관심을 더욱 끌고 있다.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의대를 제외하고, 연세대는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학 중에 학생들에게 가장 핫한 대학이다. 올해 입시부터 연세대는 논술전형에서 수능최저를 폐지했고, 지난해부터는 내신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논술문제가 교과범위를 벗어났다는 이유로 인한 교육부의 행정제재와 관련 항소심이 진행 중이라는 부담 아래, 논술 100%전형을 실시하는 연세대가 어느 정도 논술시험의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는 초미의 관심사다.

 연세대 논술에 대한 학생들의 입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경쟁률이 대폭 상승할 것 같은데, 과연 내가 연세대 논술시험에서 합격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 때문에 연세대 논술을 애초부터 수시 카드에서 제외하는 경우다. 한편 연세대를 들어가는 방법으로 자신에게 정시와 논술전형밖에 없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층이다. 

 논술전형 수능최저폐지와 경쟁률과의 관계에 대한 예를 들면, 한양대의 이전사례의 경우 논술전형 수능최저 폐지 원년이 전년의 수능최저 완화로 인한 경쟁률보다 더 낮았다. 수능최저폐지로 인한 논술전형 경쟁률 상승은 폐지 2년차 때 반영되었다. 막상 수능최저폐지 원년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연세대의 경우 수능최저완화 후 폐지라는 연착륙이 아니라 곧바로 수능최저폐지라는 경착륙을 택했기 때문에, 경쟁률의 가파른 상승을 예견할 수 있다. 다만 올해 수능 난이도의 변화, 논술 100%라는 명료함이 수험생에게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 등 여러 변수가 적지 않아 경쟁률 상승이 어느 정도까지 이어질지는 두고 볼일이다. 요컨대 연세대 논술전형에 응시하기로 했다면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절차탁마의 의지로 임해야 한다.

 한편 수능최저 없는 전형 중 중위권 대학 논술전형을 선택할 경우, 경계해야 할 점이 있다. 수험생들이 종종 착각하는 경우가, 논술시험의 난이도를 정시배치 기준으로 상위권 , 중위권, 하위권 대학 순으로 나누는 경우가 있는 데, 대학별 논술시험 난이도는 정시배치표와 꼭 비례하지 않는다. 하여 지원할 대학의 기출문제를 일일이 확인하고, 그 후 논술전형으로 지원할 대학을 정하는 게 바람직한 수순이다. 수능최저의 부담이 없다고 대충 선택했다가 논술시험의 어려움 때문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http://edu.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11/2019031100600.html 출처: 조선에듀